순환질환이란



구조적 정렬이 순환에 있어 무대셋팅이라면 체액은 인체 내 순환루프(circulation loop)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실체로서의 순환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체액의 순환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사람에게 주어진 하루는 24시간이고, 피의 하루는 24초라고 합니다.
사람이 1백세까지 산다고 하면 약 3만6천5백 번의 하루를 맞게 되고, 피는 120일 동안 우리 몸을 약 7만 5천번이나 왕복하고 있으니, 피는 사람 몸보다 2배나 고단하게 사는 셈입니다. 그래서 피는 늘 힘들어 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더욱 그러한데 심장이 식어가고, 호흡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더운 물은 찬 물에 비해서 물분자의 움직임이 빠릅니다. 그러나 피의 움직임은 피가 덥다고 일정한 방향으로 계속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피는 45%가 고형물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99%이상이 붉은 피톨입니다. 피 한방울에는 약 2억 7-8천만개의 붉은 피톨이 들어 있는데 이 붉은 피톨 하나에는 무려 2억8천만개의 헤모글로빈이 들어 있습니다. 헤모글로빈은 우리가 호흡한 산소를 세포까지 운반해주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화학적으로는 양이온을 띄고 있는 철분입니다. 심장에서 덥혀진 이 양이온이 허파에 가서 산소와 결합하면 양기운에 가속이 붙게 됩니다.

몸의 중심에 있어서 양이랄 수 있는 심장에서 나온 산소는 양기운이 강하고, 몸의 바깥에 있어서 음이랄 수 있는 말초조직에서 발생하는 탄산가스는 음기운이 강합니다.
양기운은 음을 향해 끌리고, 음기운은 양을 향해 끌리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데 심장의 피가 모세혈관이 아무리 비좁지만 그 끝까지 다다를 수 있고, 모세혈관에는 비록 펌프시설이 없지만 심장으로 피를 되돌려 보낼 수 있는 이유를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음기운은 헤모글로빈에 실려서 심장의 양을 향해 흘러 들어가고 좌심방에 들어온 탄산가스는 좌심실을 거쳐 허파로 보내집니다. 음의 장기인 허파는 피 속의 음기운인 탄산가스를 밀어내 몸 밖으로 배출시키고, 대신 양기운의 산소를 밖으로부터 빨아들여, 헤모글로빈에 싣고, 오른쪽 심장으로 보냅니다. 양의 장기인 심장은 들어온 산소의 양기운을 가차없이 동맥을 통해 밀어내 세포로 보내게 됩니다. 이것이 혈액순환의 메커니즘입니다. 동맥피가 모세혈관 가까이 가면 심장의 펌프 영향도 약해지고, 혈압도 거의 제로로 떨어지게 됩니다. 현대의학은 혈관 바깥쪽 근육이 수축하여 피가 심장으로 복귀하도록 한다는 이론을 펼치고 있지만, 이 이론대로는 피가 12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결코 심장으로 되돌아가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되려면 우리는 은연 중에도 심장이 박동하는 것을 느끼고 있듯이, 근육이 혈관을 수축하고 조이는 기분을 항상 느끼면서 살아가야 하는데, 우리는 실제로 전혀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발끝에 있는 피가 심장까지 올라오려면 근육은 얼마나 수축을 계속하여야 할까요? 발가락 끝까지 내려간 피가 역류하여 심장으로 되돌아 갈 수 있는 것은 음기운의 절대적인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양기운은 음을 향해 내려가고, 음기운은 양을 향해 올라갑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음승양강(陰昇陽降), 또는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뜨거운 피는 심장에서 온몸 구석구석으로 내려가고, 말초조직의 노폐물은 심장으로 올라옵니다. 또 안에 있는 것은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밖에 있는 것은 안으로 들어 오려고 하는 법인데 나가려는 것은 양기운이 강해서 그렇고, 들어오려고 하는 것은 음기운이 강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양기운은 음이라는 탈 것이 있을 때 움직이고, 음기운 역시 양이라는 탈것이 있을 때 움직임이 가능해집니다. 따라서 동맥피가 양기운으로 흐른다면, 동맥혈관은 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맥혈관은 양이고, 정맥피는 음기운으로 흐릅니다. 실제로 동맥혈관(음)은 우리 몸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고, 정맥혈관(양)은 피부 가까이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혈액순환은 우리가 눈치채지 않게, 자력(磁力)의 기운을 빌려, 자력(自力)으로, 다시 말하면 피가 가지고 있는 기운과 성질로 흐르고 있습니다.